[숲의 경제학 - 협력하는 종의 경제학을 향해]
나무와 숲, 이것은 제가 생각하고 있는 [시민적 진보] 이념의 키워드이자 기본 화두이기도 합니다. [나무+나무]가 곧 숲이 되진 않지요 ? 그렇다고 나무없는 숲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나무와 나무, 개별 나무들의 시민적 귄리, 존재적 권리를 존중하면서 이들이 서로 만나 함께 살만한 [더불어 숲](신영복)의 공동체를 꾸려 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 중요한 물음인데요,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우리는 흔히 서로 ’만난다’고 말하는 데 이때 ‘만남‘의 의미를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읍니다. 이는 [호모에코노미쿠스의 경제학]을 넘어 새로운 [협력의 경제학], [상호성 (reciprocity )의 경제학‘ 그리고 경제인류학 혹은 진화생물학으로 들어가는 근본 질문이 됩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협력하는 종‘(허버트 긴티스 & 새뮤얼 보울스http://news1.kr/articles/?2657490)이라고 하는, 인간 존재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과 만나게 됩니다.
저는 경제학으로 밥을 먹고 사는 죄로 [나무의 경제학]을 넘어 [숲의 경제학]으로 가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무의 경제학에서는 개개인들이 잘하면 전체도 잘된다고 봅니다.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이 작용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GM이, 삼성 재벌이 잘되면 나라경제 전체도 잘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른바 이는 잘 알려진대로 낙수효과( trickle down )론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숲의 경제학에서는 ‘합성의 오류‘ (fallacy of composition )에 대해 말하고 있읍니다. 부분의 합이 곧 전체가 된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는 겁니다. ’절약의 역설’ 이라든가 저임금->총수요 감소의 악순환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제가 보는 경제학 계보학에서는 애덤 스미스, 슘페터 같은 이는 대표적인 나무의 경제학자입니다. 반면에 마샬, 케인즈 같은 이는 대표적인 숲의 경제학자입니다. 요금 우리가 많이 듣고 있는 임금(소득)주도 성장론도 숲의 경제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진화생물학 및 행동경제학에 기반을 둔 협력의 경제학이 크게
발전되고 있읍니다. 물론 한국 대학 캠퍼스에서 이런 경제학의 프론티어 이야기를 구경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는 여전히 흘러간 옛노래를 들려주고 있읍니다. 더 나쁜 것은 전경련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도움 받아 시장경제학 강좌를 개설하는 '적폐'가 쌓여 있읍니다.
숲의 경제학, 협력의 경제학이 한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 몇가지 문제를 지적해 두고 싶읍니다. 첫째, 지금까지 숲의 경제학은 권력의 문제를 썩 잘 다루지는 못했다고 봅니다. 지상의 세계에서 순수한 협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순수한 협력에서 나아가 [어떤 협력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위계적 협력,민주적 협력, 폐쇄적, 개방적 협력 등을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협력의 경제학은 커먼스 commons의 경제학과 잘 결합하지 못했읍니다. 잘 알려진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는 커먼스가 존재하지 않읍니다(물론 권력도, 협력의 형태도 나타나지 않읍니다). 그렇지만 협력의 공동체, 협력에 기반한 보편적 시민권의 공동체란 서로 공유하는 지역 레벌의 자치 커먼스(오스트롬) 그리고 중앙 레벨의 커먼스(우자와 )를 함께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구성하고 잘 가꾸어 나가야 할지 하는 문제를 반드시 고민해야만 합니다. 세째, 경제적, 공리주의적 이해타산에 그치는 협력인가, 아니면 이를 넘어서는 보다 차원높은 윤리적 가치를 추구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읍니다. 말하자면 협력의 윤리학 내지 사회철학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입니다. 이 지평을 갖지 않으면 협력 경제학은 여전히 공리주의 안에 갇혀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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