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천

<한국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수록 장하준 교수글에 대해

세세생생 2017. 12. 30. 13:07

1. 다음은 장하준 교수가 <한국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웅진씽크빅, 2008 )이라는 책에서 한 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면서 돌진적 친재벌정책을 폈는데, 이종태씨가 인터뷰하면서 이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생각을 묻자 그가 한 답변이다. 이명박 정부가 밀고간 금산 분리 완화에 대해... , 장교수 등 대타협론자들은 기뻐해야 마땅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 제가 재벌의 금융 부문 장악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사금고화하지 않을까 하는 것보다도 한국의 산업자본을 대표하는 재벌들이 자칫 금융자본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때문입니다"( 135-136)


- 재벌의 금융자본화를 우려해 재벌의 금융장악을 우려하다니요. 그리고 그는 줄곧 금융을 포함한 재벌 체제 구조를 옹호해 왔던 것 아닌가요.



2.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후 마침내 삼성특검이 있었고 그 결과 삼성이 경영쇄신안을 내어 놓은 적이 있었는데,이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견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이번 삼성사태와 관련해서, 이건희 전회장이 내놓은 개혁안만 봐도 그렇습니다. .. 그대신 우리는 삼성이라는 기업집단을 해체해서 각 개별 기업의 주주들에게 봉사하도록 하지요...이건희 전회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기업집단을 해체하겠다는 겁니다. 각 계열기업별로 주주(투자자)들의 권리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건데, 이는 삼성의 금융자본화가 본격화되는 신호라고 볼수 있읍니다...이건희 전회장의 개혁안은 기업집단을 해체해서 이른바 계열사들이 각각 '독립경영'을 하도록 하겠다는 건데, 반성은 좋지만 이런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지금까지 논의구도가,이른바 재벌 비판자들은 이건희 가문에 횡령과 배임을 따지고, 삼성가문측에서는 드디어 기업집단을 해체하겠다는 거 잖아요. 그래서 사회적 대타협론은 물건너갔다는 겁니다. 이런 사회적 논쟁의 귀결이 고작 재벌해체하고, 주주자본주의 원칙을 충실히 지켜서 횡령 배임안하고 착실히 살자는 거라니요!" (136-138)



- 아이고, 삼성의 쇄신안 발표를 이렇게 해석하다니. 한겨레 신문 <재벌개혁 논쟁>( 2012/ 5/31)에서 김기원 교수는 "장하준 한국재벌 공부 안돼 있다"라는 말을 한 바 있다.


요약. 나는 지금까지 프레시안 논쟁에서 그렇게 까지 심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국제 학계에 나름 명성을 가진 학자한테 그렇게 까지 말하는 건 실례일 것같아서. 그러나 위의 인터뷰 내용을 읽고 나서는 이제 김기원 교수말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참 유감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내가 이 분들과 어찌 논쟁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시민들과 공론장, 그리고 정치권까지 장하준 교수의 말이 무슨 대단한 이야기인 것처럼 생각하고 대서특필하고 있는 꼴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답답하다. (2012/6/2 패북기고).